2024, 개인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Ohzzi · February 03, 2024 · 13 min read

블로그를 너무 안썼다.

아마 우아한테크코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썼었던 것 같다. 솔직히 처음 시작은 개발자들이 다들 블로그를 쓰니까 '오, 나도 써볼까' 하고 따라 쓴 것에 가까웠다. 마침 내가 옛날부터 글을 읽거나 쓰는걸 좋아하기도 했고. 그런데 마침 쓰다보니 배운 내용이나 트러블슈팅한 내용을 글로 다시 한 번 정리하니까 머릿속에 훨씬 잘 남는 것 같고, 블로그 글을 통해 지식공유를 하는데서 오는 성취감도 있어서 개발 공부를 하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었다. 겸사겸사 취업에도 도움이 됐었는데, 서류를 합격시켜줬던 여러 곳에서 내가 블로그에 트러블슈팅 과정 같은 것을 남긴 부분을 인상깊게 보았다는 이야기를 해줬었다.

그런데 취업을 하고,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거의 쓰지 않았다. 누가 보면 취업할 목적으로 블로그 썼다고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 물론 일이 진짜 바쁘기는 했다. 내 여가시간까지 블로그를 쓰고 개인공부를 하는데 투자하기에는 솔직히 힘든 일이기는 했다. 취준때야 공부하는 시간에 겸사 겸사 포스팅을 하면 되지만, 업무 시간에 블로그를 쓰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진짜 블로그에 정성을 쏟고 꾸준히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면 취준생일 때 가장 많은 글을 쓰게 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취업 이후로도 블로그를 계속 운영해나가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이제 여가 시간을 조금 줄여서라도 블로그를 다시 써보려고 한다. 취업하고 처음 일했을때야 취업이 주는 쾌감과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의 안락함에 취해 있었지만, 그 후 1년동안 일을 하면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 동료 개발자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잘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 업무 뿐 아니라 내가 관심있는 것, 혹은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한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 업무를 통해서 배우게 된 기술적인 내용도 다시 한 번 되짚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도 느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블로그 포스팅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2023년 회고 때 2024년에는 블로그 포스팅을 다시 시작해보기로 다짐을 했고, 이제 실천해보려 한다.

velog에서 개인 블로그 페이지로

개발 블로그를 작성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이 처음에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어떤 플랫폼에서 블로그를 작성할 것인가 인 것 같은데, 나 역시 당시에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플랫폼은 티스토리였고, 소수파지만 미디엄(medium)도 있었다.

그런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미디엄은 너무 해외 사이트 같은 느낌이 강했고(실제로 그러기도 하지만) 디자인이 내 취향에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많이들 쓰는 것처럼 티스토리를 써보려고 했는데, 문제는 커스터마이징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티스토리 블로그는 스킨을 적용하고 메뉴를 수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나는 도저히 예쁘게 못만들겠더라. 그래서 이럴 바에는 '심플하게 개발 내용에만 집중하자' 라고 생각했고, 그러던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당시 막 성장하고 있던 개발자 블로그 플랫폼 velog였다. 일단 접근하기 쉽고 입문하기가 좋았다. 그렇게 velog를 쓰게 됐고, 우테코를 하면서 계속 자료가 모이다보니 그대로 계속 velog를 썼다.

하지만 velog를 쓰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일단 velog는 입문이 쉽고 깔끔한 대신 딱 그뿐이었다. 프로필 사진을 제외하고는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없었고, 티스토리처럼 구글 애널리틱스를 붙일 수도 없었으며(물론 광고수익을 벌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거랑 없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 생태계 자체가 FE 개발자들이 많고 백엔드는 인구 자체가 다 티스토리에 가 있는지 적은 것도 아쉬웠다. 아무래도 글을 쓰는 이상 관심을 받으면 당연히 좋기는 할텐데, 트렌딩 올라가는 글들을 보면 거의 FE 개발 관련된 글이 많았고, 좋아요 숫자 같은것도 꽤나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 이건 커스터마이징 못한다는 거의 연장이기도 하지만 - 내 공간이라는 느낌이 없다는 점이었다. 디자인 커스터마이징을 하지 못하고 모든 velog 글들이 다 똑같은 폰트 똑같은 너비 똑같은 디자인이어서, 딱 포스트를 보았을 때 누구의 블로그인지 단번에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내가 쓴 글을 보든 개발자 A가 쓴 글을 보든 그냥 '아 벨로그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게 된다. 우습지만 나도 검색을 하다가 내 글을 보고는 한참을 읽다가 내 글인지 알았던 적이 있었을 정도. 그리고 내 도메인을 사더라도 그 도메인을 메인으로 쓰는게 아니라 연결만 할 수 있는 것 같더라. 주소창에 계속 내 도메인(이번에 산 ohzzi.io 같은)이 띄워지는 것을 통해 누가 봐도 내 개인공간이라고 알 수 있는 페이지를 갖고 싶은 니즈가 컸다.

Shout out to Hudi

그런데 개인 블로그를 그냥 만들기는 솔직히 막막하다. 내가 프론트엔드 개발을 잘 할 수 있어서 막 에쁘게 꾸며진 블로그를 뚝딱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마침 나의 우아한테크코스 동기면서 토스뱅크 입사동기인 킹갓제너럴마제스티 개발자 후디가 개인적으로 만들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도 하는 gatsby 블로그 프로젝트가 있었다. 바로 gatsby-starter-hoodie 인데, velog 처럼 깔끔하면서도 og 링크 이미지나 favicon 같이 개인적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메인에 연결해서 사용하기가 편리했다. 당장 후디의 블로그 hudi.blog를 보면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구글 애널리틱스도 달아서 사용할 수 있더라.

그냥 보기에는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 때문에 그냥 velog에서 몇 가지 개인 설정만 되는거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리액트를 조금 배우다보면 뭔가 디자인이든 뭐든 개인적인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할 것도 같고 (안되면 후디한테 배워야겠다.) 계속 블로그를 운영해나가면서 더 개선할 포인트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베이스가 되는 gatsby-starter-hoodie가 그렇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가이드도 자세하고, 와중에 내외적으로 다 심플해서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순정 상태로 써도 깔끔하고 이쁘기도 하고. 그래서 일단 굉장히 만족스럽다! 그냥 순정 상태로 써서 후디의 블로그와 비슷하더라도 일단 velog보다는 유니크하고, 어쨌든 도메인 달고 OG 이미지 달고 해서 내 페이지라는 생각은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정리하자면 velog보다 조금 어려울 수는 있지만 충분히 쉽게 블로그를 만들 수 있고, velog 만큼이나 깔끔하면서 OG링크, 구글 애널리틱스 등 커스터마이징의 선택지가 넓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런 좋은 블로그를 만들어준 후디에게 샤라웃!

이전 게시물들은?

velog에 많은 게시물들이 있는데, 전부 옮겨오지는 않을 생각이다. 우아한테크코스 교육생 당시 작성했던 활동 일지나 개발 일지 같은 것을 전부 가져오기에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기술적인 글들은 다 가져올 것이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지금 보면 고칠 내용이 많이 보이는 글들도 있고, 굳이 이 블로그로 가져올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소한 내용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여태까지 썼던 글 중에 일 년 단위 회고라든가, 기술적인 글 중에 아 그래도 이건 좀 남한테 보여줄만 할 정도로 쓴 것 같은데? 하는 글들을 가져올 생각이다. 그리고 그냥 기존에 쓴 글을 그대로 가져오기 보다는 어느 정도 생각이 바뀐 부분이나 틀린 내용에 대한 수정을 더해서 개정판(?)을 낼 생각이다.

여하간,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잘 부탁드립니다 🙇

@Ohzzi
안녕하세요, 백엔드 개발자 오찌입니다.